2005, Srinagar










예전의 나는,

나이를 한살 한살 먹는다는 것이
나무가 나이를 먹어가는 것 처럼 내 중심이 서고 가지가 뻗어 내 자신이 넉넉해질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갈수록
내가 큰 나무처럼 넉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주로 날아가는 로켓 처럼 내 것이었던 것들이 하나둘 떨어져나가 외톨이가 되는 것만 같다.





슬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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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Udaip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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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Udaipur






바람이 많이 불었다.
여긴 외로운 곳이니까 바람이라도 많이 불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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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Srinagar



일주일 머물러 있으면서 컨디션 좋은날이 하나도 없었던 스리나가르
비실비실하던 나를 버려두지 않고 하루는 여기 데려가주고 또 하루는 저기 데려가주고..
지금 생각해보니까 손님들이랑 놀아주는게 저녀석 소일거리였던것 같다 ㅎ

하루는 한쪽 구석에서 기타를 발견하고는 만지작거리고 있으니까
자기가 한번 쳐보겠다면서 가져간다.
밥 말리의 노래를 불렀었나?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다. 훗...

사진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나는 하우스보트 안쪽에 앉아있고 (집으로 따지자면 거실정도?)
저녀석은 바깥쪽에 앉아있다. (마찬가지로 집으로 치자면 베란다정도?)
좌우로 까만 부분은 미닫이 문으로 반쯤 닫혀있는 상태고..  ㅎ
뒤엔 어렴풋이 산도 보인다.
녀석이 입고 있는건 레인코트 같은건데 이날 밖에 비가 왔었나보다.








01
2005, Jaisalmer


응? 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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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Agra



'WISH YOU A HAPPY JOURNEY' 는 무슨 얼어죽을..

분명 10시 30분 기차였는데 10시 40분이 되니까 갑자기 시간이 11시 30분으로 바뀌어져
있더니만 11시 30분이 되니까 다시 12시 30분으로 바뀌더라.
플렛폼엔 사람이 아무도 없고 기차 시간은 자꾸 바뀌기만 하고..
도대체 기차가 오기는 하는건지 혼자 앉았다 일어섰다 마음 졸이면서
열차 번호가 맞기는 한건지 수십번도 더 확인해보고..
그러다보니 식사때도 놓쳐버렸다. 느지막히 일어나서 아침도 굶었는데 ㅠ
그래도 어찌저찌 시간은 흐르고 사람이 하나 둘 플렛폼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더니만
오후 1시 30분이 되서야 기차 이놈이 스물스물 기어온다 -_- 흥 오긴오는구만.

어디 하소연 해봤자 아무 소용없을 것 같고
지치고 배고프고 피곤해서 조용히 내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짜이 한잔만이 말 동무 없는 나를 위로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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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Jaisalmer



좁은 골목길에 있던 이곳을 발견하고는 꽁꽁 숨겨놓은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지만..
왠지 딱 이 프레임만큼만 간직하고 싶어서 사진만 찍고는 더 이상 다가가지 않고 뒤돌아 섰다.

여기에 다시 갈 기회가 있을까?
혹시 있다면 그때는 아저씨의 독서를 한번 방해해보리라 허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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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Jaipur

뭐라 표현을 해야 할까 저 꼬마 녀석의 미소를..

아침 일찍 친구녀석을 보내고, 오후에는 Amber 성에 갈려고 계획을 세웠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대로 Hawa Mahal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리저리 얼마간을 서성이다 보니까 버스를 기다리는 것 같이 보이는 이들을 발견 ~
여기서 버스 타면 되냐고 물어보니까 금방 올꺼라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알려주었다.
버스가오자 아까부터 내게 관심을 보이던 꼬마녀석이 장난치면서 버스비를 자기한테 달란다.
그늘도 없는 곳에서 인도의 뜨거운 햇빛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기다렸더니만
출발도 전에 몸이 살짝 쳐지는데 이놈은 덥지도 않은지 에잉 ~
여튼 적당히 웃으면서 버스를 탔는데 이 녀석 버스를 타서도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도망 갈 곳도 없어 이 녀석한테 돈을 줘야하나.. 싶은 마음이 들때 쯔음 ~
진짜로 보이는 녀석이 왔다 ㅋ
돈을 손에 잔뜩 쥐고 있는걸로 봐서는 올커니 싶어서 5루피인지 3루피인지
아뭏든 내가 낸 버스비 중에 가장 싼 요금을 지불하고 나니까
아까 그 녀석은 천천히 달리는 버스에서 뛰어내려버렸다.
반은 장난이고 반쯤은 진심이었던것 같다. 녀석.. 그냥 줘버릴껄 그랬나..

버스안을 둘러봐도 이방인은 나 혼자라 한동안 뜨거운 관심을 받아야만 했다.
몇몇 적극적인 이들의 질문을 받고 나서야 겨우 나도 그들의 일행이 될 수 있었다.
자리를 비켜주는 이도 있었지만 미안한 마음에 그냥 뒷편에 서 있었다.
도심에서 벗어날때쯤 많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해 버스 안이 조용해질 무렵.
한 꼬마녀석이 날 빤히 쳐다보는게 아닌가.
검정 줄무늬가 들어간 빨간 셔츠, 뒤로 눌러쓴 모자가 귀여운 녀석이었다.
날보고 씨익 웃길래 나도 씨익 웃었더니만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한참을 보다가 카메라를 드니까 이놈이 얼짱각도를 아는지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더 귀여운척을 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한 컷 낼름 찍어버렸다.
카메라를 다시 내려놓으니까 그제서야 내게서 눈을 뗀다.

카메라를 든 것 만으로도 넌 내게 잊지못할 미소를 지어주었는데, 난 네게 해준게 없구나.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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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Pushkar



제일 큰 녀석은 그늘에 놓아둔 침대에서 잠들어 있고, 막내는 엄마가 막 씻겨서 옷을 입히고,
둘째는 엄마를 한참 도와주더니만 어느 순간 내 프레임에서 벗어나버렸다. 덤으로 온순하게 생긴 새끼 염소 한마리가 무심히 풀을 뜯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평화로운 풍경이 또 있을까.
햇볕이 작열하는 그곳에서 왠지 모를 따스함을 느꼈다.

아쉬운 점은 내 사진실력이 모자라 사진이 정갈하지 못하다는 것.
어쩔 수 없지 뭐, 에잉 ~






012345

2005, Varanasi



누군가가 말했다. 그곳은 인도의 심장과도 같다고.
그 말을 할 때 그의 눈빛이 너무도 진지해서 나도 빨리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
이틀 후에 그곳으로 떠날 티켓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여러 번 그곳에 들렀었고, 매번 꽤 오랫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매일 시체 태우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돌아오고, 밤에 하는 신성한 의식을 지켜보기도 하고..
그리고 덤으로 자기나라로 돌아가서 용돈벌이를 할 악세사리도 한 보따리씩 사고..

인도의 심장이라는 그곳 바라나시에는 인도인들의 엄마와 같은 강가(=갠지스강)가 흐른다.
어느 이는 그곳에서 빨래를 하고, 또 그 앞에서 어떤 이는 강가에 들어간 채로 머리를 감으면서 이를 닦는다. 옆 동네서 단체로 온듯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몸에 물을 담그기도 하고, 또 아이들은 이곳 저곳에서 물놀이를 하느라 정신 없고, 관광객들을 태운 배들이 이리저리 오간다. 사람들은 강가의 물이 깨끗하지 않아도 거리낌이 없다. 남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하는 행위에 몰두한다. 생활하수가 보란듯 흘러들어오고 타고남은 시체와 오물들이 떠다니는 그런 물에서 의식을 행하듯 진지한 자세로 몸을 씻는 그 모습들은 경악을 넘어서 어떠한 경외감이 들 정도다.
내가 바라나시에 머무를때는 강가에 몸을 담그고 있는 외국인은 보지 못했다. 나도 겨우 소원을 빌며 뿌자를 놓을때 잠깐 손만 담가본게 전부다. 델리에서 만난 한국분들에게 전해듣기로 어떤 남자두명이 강가에서 인도인들이랑 신나게 놀았다는데, 나는 도저히 그럴 용기까지는 없었다.

힌두교의 전설에서는 강가가 원래 천계(天界)를 흐르던 강이었는데, 쉬바 신의 도움을 받아서 지상으로 내려왔단다. 그러니 이곳에서 목욕을 하면 죄도 씻겨 나갈 뿐 아니라 간절한 바람까지도 성취될 거라고 힌두교인들은 믿고 있는 거겠지. 내용이 그러하다고 생각하고 다시 보니까 참 종교의 힘이 대단하구나, 믿음이라는 것이 대단하구나 싶더라.

덧. 사진이 작아서 안타깝다 에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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