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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Varanasi



누군가가 말했다. 그곳은 인도의 심장과도 같다고.
그 말을 할 때 그의 눈빛이 너무도 진지해서 나도 빨리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
이틀 후에 그곳으로 떠날 티켓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여러 번 그곳에 들렀었고, 매번 꽤 오랫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매일 시체 태우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돌아오고, 밤에 하는 신성한 의식을 지켜보기도 하고..
그리고 덤으로 자기나라로 돌아가서 용돈벌이를 할 악세사리도 한 보따리씩 사고..

인도의 심장이라는 그곳 바라나시에는 인도인들의 엄마와 같은 강가(=갠지스강)가 흐른다.
어느 이는 그곳에서 빨래를 하고, 또 그 앞에서 어떤 이는 강가에 들어간 채로 머리를 감으면서 이를 닦는다. 옆 동네서 단체로 온듯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몸에 물을 담그기도 하고, 또 아이들은 이곳 저곳에서 물놀이를 하느라 정신 없고, 관광객들을 태운 배들이 이리저리 오간다. 사람들은 강가의 물이 깨끗하지 않아도 거리낌이 없다. 남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하는 행위에 몰두한다. 생활하수가 보란듯 흘러들어오고 타고남은 시체와 오물들이 떠다니는 그런 물에서 의식을 행하듯 진지한 자세로 몸을 씻는 그 모습들은 경악을 넘어서 어떠한 경외감이 들 정도다.
내가 바라나시에 머무를때는 강가에 몸을 담그고 있는 외국인은 보지 못했다. 나도 겨우 소원을 빌며 뿌자를 놓을때 잠깐 손만 담가본게 전부다. 델리에서 만난 한국분들에게 전해듣기로 어떤 남자두명이 강가에서 인도인들이랑 신나게 놀았다는데, 나는 도저히 그럴 용기까지는 없었다.

힌두교의 전설에서는 강가가 원래 천계(天界)를 흐르던 강이었는데, 쉬바 신의 도움을 받아서 지상으로 내려왔단다. 그러니 이곳에서 목욕을 하면 죄도 씻겨 나갈 뿐 아니라 간절한 바람까지도 성취될 거라고 힌두교인들은 믿고 있는 거겠지. 내용이 그러하다고 생각하고 다시 보니까 참 종교의 힘이 대단하구나, 믿음이라는 것이 대단하구나 싶더라.

덧. 사진이 작아서 안타깝다 에잉 ~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5, Srinagar



Srinagar는 생각보다 쌀쌀해서 가지고 온 얇은 침낭으로 온몸을 둘둘 감고서
달달하고 따뜻한 차와 함께 작은 스피커가 들려주는 음악에 빠져있었다.
해가 스물스물 넘어갈 쯔음에 갑자기 세상 모든 것들이 보랏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현실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모습이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고 누군가 불러보려고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얼마정도 지났을까 달이 뜨면서 모든것을 가져가버렸다.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느리긴 하지만 분명하게 보랏빛으로 세상이 뒤덥히는 그 순간들을...










내가 외국을 동경하는게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인가
그럼 내가 지금 꿈을 꾸는건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인가

지금도 행복하지 못한데
그때 그곳에 가서는 과연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 미래의 꿈을 꾸는것도 중요하겠지만
우선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만한다는걸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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